이번 주부터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갔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 음료’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만 먹는다는 ‘얼죽아’라는 단어가 이들을 대표한다. 그런데 아이스 음료만 마시는 것이 개인의 취향을 넘어서 실은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아이스 음료’ 지나치게 찾는다면 철분 부족 의심해야철분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성인 남성 10mg, 여성 14mg, 임산부 24mg이다. 그러나 전 세계 80억 인구 중 25%가 철분을 부족하게 섭취하는 상황이다. 체내 철분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병은 빈혈이다. 적혈구 생성에 필요한 철분의 양이 적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빈혈이 생긴다.
미국 미네소타주립대(university of minnesota) 연구진은 철분 결핍성 빈혈 환자의 약 60.5%가 얼음 중독 현상을 보인다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철분 결핍으로 인해 혓바늘, 구강 건조, 미각 변질, 구내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때 차가운 얼음을 섭취하면 불편감이 해소돼 얼음을 자꾸 먹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빈혈 환자들에게 철분을 보충해 주자 얼음 중독 증상이 멈췄다.
철분이 부족하면 이식증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식증이란 분필, 머리카락, 얼음 등과 같이 영양가 없는 식품을 유난히 찾는 섭식 장애를 말한다. 우리 몸에 영양분이 부족하면 이를 채우려는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때 영양가가 없는 식품인 얼음을 찾아 섭취하는 것이다. 차가운 음료를 유독 찾는 것이 철분 부족으로 인해 이식증에 걸린 탓일 수도 있다.
스트레스가 과도해서 ‘아아’만 고집?스트레스의 영향으로 인해 차가운 음료만 고집할 수 있다. 차갑거나 매운 음식을 먹으면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스트레스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교감신경이란 체내 각 조직에 저장된 에너지원인 포도당과 산소를 분해해 인체 곳곳으로 보내 신체가 긴급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신경이다.
하지만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될 경우 동공이 커지고, 심장이 빨리 뛰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동공이 커져 과도한 눈부심이 생기며 녹내장이나 백내장 같은 질환을 야기할 수 있고, 심박수와 심박출량, 혈압이 증가해 급성심근경색이나 고혈압을 야기할 수 있는 것. 추운 날씨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데 여기에 차가운 음료까지 마셔서 교감신경을 과하게 작동시키면 위와 같은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쭉쭉 내려가는 기온…차가운 음료만 고집해선 안 좋아물은 열전도율이 높기 때문에 냉수를 마시면 체온이 훨씬 빨리 떨어진다.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옷을 겹쳐 입고 히터를 틀어도, 아이스 음료를 마시면 쉽게 체온이 내려가는 것이다. 추운 겨울엔 기초 체온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또, 기온이 1도만 내려가도 면역력이 30% 감소하며, 수축기 혈압은 1.3mmhg, 이완기 혈압은 0.6mmhg 가량 상승한다. 이렇게 추위로 인해 몸 컨디션이 떨어졌을 때 아이스 음료까지 마시면, 위장을 자극하여 소화불량, 복통, 배탈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딱딱하고 차가운 얼음을 씹어 먹다가 치아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얼죽아’를 고집하는 것보다, 추울 때는 따뜻한 물이나 따뜻한 음료를 마셔 체온을 올려주는 것이 건강에 좋다. 따뜻한 물을 마시면 체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할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끝으로, 현기증, 만성 두통, 손발 저림, 식욕감퇴, 변비, 구역질 등과 같은 철분 부족 증상이 나타나면서 차가운 음료가 계속 생각난다면, 철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검사 결과, 철분 부족일 때는 경구용 철분제를 복용하거나 식습관을 개선하면 된다. 철분 약제나 영양제를 섭취하거나 시금치, 땅콩, 아몬드, 붉은 육류 등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철분 약제를 섭취할 시 1~2개월 내에 철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나, 계속해서 필요한 만큼의 적혈구를 생성하려면 3~4개월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스트레스로 인해 계속 차가운 음료를 찾게 된다면, 찬 커피나 찬 음료보다는 흥분과 불안을 감소시키고 긴장을 풀어주는 캐모마일차, 라벤더차 등의 허브차를 따뜻하게 해서 마시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