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죽 나온 코털은 아주 보기 싫지만, 사실 코털은 우리 건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숨을 쉬면 하루에 1만 리터 이상의 공기를 흡입하는데, 흡입하는 공기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뿐만 아니라 각종 먼지나 세균, 곰팡이 등 해로운 물질도 포함하고 있다. 코털은 이처럼 외부에서 들어오는 이물질을 1차적으로 걸러주고, 섬모라고 하는 털이 2차적으로 걸러주어 우리 몸을 보호해준다. 또한 점막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코의 면역반응을 담당하기도 한다. 코털이 자라면 보기 싫다고 족집게로 뽑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그 이유에 대해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박희성 원장(코뿔소 이비인후과의원)과 함께 알아보았다.
얼굴의 ‘버뮤다 삼각지대’, 잘못 건들면 사망할 수 있어얼굴에는 위험 삼각지대(danger triangle)라고 불리는 부위가 있는데, 입의 양쪽 꼬리 끝부분과 미간을 꼭짓점으로 하는 삼각형을 가리킨다. 박희성 원장은 “이 영역에 염증이 발생하면 안면 정맥과 해면정맥동이라는 정맥에 염증이 퍼질 수 있고, 이는 뇌 쪽으로 염증이 퍼지는 경로를 제공한다”라고 설명한다. 뇌 쪽에 감염이 생기면 뇌수막염이나 뇌농양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코털을 뽑는 것뿐만 아니라, 인중에 있는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을 손으로 짜는 행동도 위험하다. 최근에는 코털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뽑는 것보다 위험하진 않지만 너무 짧게 자르면 코털이 담당하고 있는 방어벽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 콧속은 전체가 점막으로 이루어져 있어 항상 축축한 상태이므로 균이 번식하기 쉽다. 박희성 원장은 “청결하지 못한 기계를 사용하다가 코점막에 상처를 입거나 코털이 뽑히는 상황이 발생하면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콧속을 촉촉하게 한 뒤 가위를 이용해 잘라야건강하게 코털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박희성 원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먼저 콧속을 건조하지 않게 물로 적신 다음, 코털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한다. 그다음, 청결하게 소독된 끝이 뾰족하지 않은 코털 가위를 이용해 겉으로 보이는 정도의 코털 위주로 정리하고, 가볍게 코를 풀어서 자른 코털을 제거하면 된다. 코털 가위 대신 코털 깎는 기계를 사용해도 되지만 잘 소독해서 사용하고, 칼날이 무뎌지지 않도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박희성 원장 (코뿔소 이비인후과의원 이비인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