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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볼 때마다 찌릿"...여성 절반이 겪는 방광염, 예방법은?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참기 어려운 절박한 느낌이 들고 통증까지 동반된다면 방광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방광염은 여성에게 매우 흔한 요로 감염 질환으로, 여성 2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특히 방광염은 치료 후 수개월 내에 재발하는 경우도 많아, 많은 환자들이 반복되는 통증과 불편함으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증상이 심하거나 재발이 잦을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으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드물게 신장 감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재발성 방광염의 특징과 원인, 치료 방법, 그리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은 무엇인지, 산부인과 전문의 강미지 원장(여노피산부인과)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방광염 환자의 90% 이상은 여성...재발도 흔해
방광염은 세균 감염으로 인해 방광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대장에 존재하는 대장균(E. coli)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침투하면서 발생하는데, 여성의 경우 요도가 짧고 항문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 세균이 쉽게 침입해 남성보다 더 흔하게 걸린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방광염 환자는 157만 3,392명으로 이 중 94%가 여성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환자의 약 3분의 1은 최소 한 번 이상 재발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강미지 원장은 "대부분의 방광염은 급성적으로 생겼다가 적절한 치료로 빠르게 증상이 호전되지만 특별한 물리적 자극 없이도 6개월 내 2회 이상, 또는 연간 3회 이상 반복된다면 재발성 방광염으로 진단한다"라고 설명했다.

방광염의 발생에는 성생활, 배뇨 습관, 위생 상태 등이 감염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연령대에 따라 주요 원인과 증상의 양상도 달라질 수 있는데, 젊은 여성의 경우 잦은 성관계 이후 급작스러운 배뇨통과 함께 급성 방광염이 흔히 발생한다.

반면, 폐경기 여성은 재발성 방광염의 위험이 더 높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비뇨생식기 점막이 위축되고, 이로 인해 가벼운 세정이나 성관계만으로도 점막에 쉽게 상처가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러한 점막 손상은 요도 주변 대장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낮추고, 여기에 면역력 저하, 염증 회복 지연 등이 겹치면 방광염이 만성화되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재발성 방광염, 방치 시 신장 감염 위험까지
재발성 방광염의 주요 증상은 일반 방광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으로는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하루 8회 이상), 배뇨 시 따가움이나 화끈거림, 잔뇨감, 하복부 불편감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혈뇨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처럼 방광염이 반복되면, 단순한 하부 요로 감염을 넘어 신장(콩팥)까지 염증이 번지는 '신우신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고열, 옆구리 통증, 전신 쇠약감 등 더 심한 증상이 나타나며, 치료 시기가 늦어질 경우 드물게 패혈증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복적인 상부 요로 감염은 신장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만성 신부전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다만 대부분은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심각한 후유증 없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재발성 방광염의 치료는 단순한 항생제 처방만으로는 부족하며, 보다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정밀 검사가 병행돼야 한다. 강미지 원장은 "세균배양검사를 통해 항생제 내성균 여부를 확인하고, CT나 방광 초음파를 통해 요로 결석이나 구조적 이상 유무를 진단할 수 있다"면서 "방광 내시경(방광경)을 통해 점막의 염증이나 손상 여부도 직접 확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발성 방광염은 항생제를 오래 먹는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반복 감염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생활 전반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 원장은 "항생제 내성균 여부에 따라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 성생활 빈도, 질 건조증으로 인한 점막 손상, 면역력 저하, 수분 섭취 부족, 잘못된 배뇨 습관 등 다양한 생활 요인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청결 중요…유산균·항산화 식품 섭취 도움
재발성 방광염을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기본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배뇨다. 강미지 원장은 "소변을 오래 참지 말고, 하루 최소 1리터 이상 물을 마셔 방광을 자주 비워주는 것이 좋다"며 "배변 후에는 요도 점막이 상처 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외음부를 청결하게 유지할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유산균이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방광 건강에 유익하다. 김치, 요구르트, 요거트 같은 발효식품은 장내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고, 질 내 균형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강 원장은 "요도염의 주요 원인균은 항문 주위에 상재하는 대장균 등인데, 유산균은 요도와 질, 항문 주변에서 유해 세균이 과도하게 번식하지 못하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라며 "요로 감염과 방광염 예방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크랜베리, 블루베리, 석류, 포도, 자두 등 과일에는 비타민 C,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요로 점막을 보호하고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크랜베리는 방광염 예방 효과가 있다는 일부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이와 함께 브로콜리, 시금치, 양배추, 피망, 당근 등 채소류 역시 염증 완화와 면역력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

강 원장은 "방광염의 재발을 피하려면 약에만 의존하기보다 생활습관, 면역력, 위생관리까지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작은 습관의 변화가 반복되는 방광염의 고리를 끊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당부했다.